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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이 뭐 어때서?내 생각 2020. 10. 11. 23:43
독일에 오기 전, 나는 코스모폴리탄(세계시민주의자)이었다.
온 세상은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고, 지금도 그런 생각의 핵심에 대해서는 내 마음의 변함은 없다.
인간을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것이 아닌,
인간 그 자체로 보려는 노력에 가장 큰 힘을 실어주는 관념이 다름 아닌 코스모폴리타니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지난 2년 동안 독일에서 살면서 변한게 한 가지 있다면, 내 나라 대한민국, 한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나는 애국심이나 국가주의적, 민족주의적 사고관이 늘 잘못되었고, 위험하다고만 생각해왔다.
그러한 생각의 발로나 근원에 대한 생각은 거의 하지 않거나 아니면 전무한 채 말이다.
이제는 조금은 알 것 같다.
애국심이나, 국가주의적 생각, 민족주의적 생각은 철저하게 헤게모니적 구조에 의존한다는 것을.
즉 다시 말해서 힘이 있는 여러 국가 (미국, 영국, 이스라엘, 독일,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들에서는 그러한 민족주의적, 국가주의적 생각과 역사주입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교육되고 확장되어 나가지만, 그 주변에서 맴돌고 있는 여타 다른 국가들에게는 그러한 이념은 위험하다라고 가르쳐지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한 문장으로 축약하자면,
"나는 국가주의가 되지만, 너는 안돼. 왜냐고? 내 나라가 더 강하니까"
정도가 되겠다.
내 언급에는 물론 반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예컨대 미국이나, 영국, 독일 등은 이민국가들이며 이민자 출신의 영향력 또한 상당해서 하나의 민족으로만 구성되어 있다고 말하기 무척 어렵다.
그러나 반대로, 사회/경제 지도층, 즉 각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민족을 보면 코커시언족, 즉 백인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종족주의는 지금도 사회의 기반을 이룬다.
예컨대 독일언어를 배우는 웹사이트인 DW (Deutsche Welle)를 통해 독일어를 배우다 보면,
내가 독일언어를 배우고 있는 건지, 아니면 독일인의 우월성을 배우고 있는 건지 가끔씩 혼동스럽다.
독일인의 발명정신, 독일의 우수한 과학자, 수학자, 독일의 천재적인 역사적 종교인, 철학인(예: 마틴루터, 라이프니츠, 훔볼트, 가우스 등) 들을 내세우며 독일문화를 전파하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편으로는 "뭐, 그들이 독일인이 었으니, 당연한 거 아닌가?" 라고 생각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게 민족주의, 국가주의가 아니라면, 다른 어떤 것이 민족주의, 국가주의겠는가?" 라는 결론이 든다. "독일인의 발명정신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 시켰는가", "마틴 루터의 사고가 어떻게 우리의 자유주의 정신에 영향을 미쳤는가" 등의 말을 듣고 있으면 가끔 소름까지 돋는다. 물론 그게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이라는 말이 절대 아니다. 논란은 DW에서는 단 한번도 동양인 최초로 독일 연방 부총리가 된 필립 뢰슬러에 대한 조명 등은 하고 있지 않다는 데에 있다. 그렇다면 독일은 과연 이민국가라는 타이틀을 가질 만한 자격이 있는 나라인가? 그렇게 발전되어 왔는가? 아니면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발전 중에 있는가?
헤게모니적 중심부가 되지 못하는 이상,
우리는 "우리 민족, 우리 국가, 우리의 것"을 우리의 "고유한 것"으로 못을 박는 주장을 "국가주의, 민족주의, 인종주의"적 관념과 트레이드 오프를 해야 겨우 얻을 수 있는 타이틀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조금 센 것 같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와서, 내가 여기서 문제 삼으려는 것은, 그들이 문화, 사회, 경제 체제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주입시키는 민족주의적, 국가주의적 사고관을 왜 우리는 당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습득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우리 국가, 민족의 역사적 인물을 재평가하고 각광을 비추는 노력이나 그러한 시도들을 단순히 하나의 도덕적/윤리적으로 뒤떨어진 사고관념으로 생각하냐는 데에 있다.
즉, 내 주장은 간단하다, 나는 이러한 관념적 모호함을 헤게모니적 관념을 사용해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본다.
서구의, 혹은 일본의, 혹은 다른 여타 강대국들의 역사적/철학적/과학적 진보나 발전들은 우월하게 바라보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반대로 우리의 것은 열등하거나 보잘 것 없다고 여기는 그 중심부와 주변부적인 생각구조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려면 그 헤게모니의 작동방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 우리 모두 헤게모니적 도식을 마음속에 지니고 세상을 바라보자!
헤게모니에 대한 참고기사 및 위키피디아 정의 참고
- www.mk.co.kr/opinion/columnists/view/2020/06/658475/
- ko.wikipedia.org/wiki/%EB%AC%B8%ED%99%94_%ED%8C%A8%EA%B6%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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